놀리던 면도칼을 멈추고 재상의 목만 쳐다보는 것이었다. 재상은 다시 면도를 시작하기를 기다리다 답답해서 물었다.
"면도는 안 하고 내 목만 보고 있는 까닭이 뭔가?"
"재상님의 배포는 배도 띄울 만큼 된다고 하던데요, 맞지요?"
이번에는 이발사가 물었다. 재상은 엉뚱한 질문에 호쾌하게 웃었다.
"당연하지, 그릇이 크지 않고서야 재상이 되겠나. 작은 일은 포용하고 대범하게 처신할 줄 알아야 하네."
재상의 대답을 들은 이발사는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를 죽여 주십시오. 죽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면도하다가 그만 왼쪽 눈썹을 깍았습니다.
재상님,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이발사의 말을 들은 재상는 화가 치밀었다. 한쪽 눈썹이 없는 몰골로 어떻게 황재를 알현하고, 정무를 본단 말인가?
그렇다고 화를 내자니,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있었다.
재상이란 작은 일은 신경 쓰지 않는 배포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놓고 한쪽 눈썹 때문에 죄를 묻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펜으로 눈썹을 그려 넣게."
생각 끝에 재상은 이렇게 말했다. 이발사는 재상의 분부대로 눈썹을 그려 넣었다.
재상이 나가자 이발사는 재상의 뒷모습을 모면서 착잡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재상 나리, 마음이 넓으신 분이라 다행입니다.
절 용서하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이 면도칼로 당신 목을 베어 버렸을 겁니다. 저는 그것밖에 안 되는 놈이거든요."
참고도서: 인생에 꼭 필요한 열두 가지 자본(수이상모밍, 씨앗을 뿌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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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寬容]
남에게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자신에게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합리화 빠지지 않게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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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첫줄을 읽었을때는 이발사가 악한 재상을 벌하기 위한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글의 중간을 읽었을때는 이발사의 채치에 대한 논하는 글이라
생각했고 마지막을 읽었을때 비로소 이 글의 본 내용을 알게 되었다.
관용 : 남에게 사용하면 약이되지만 자신에게 사용하면 독이되리라...
어느 글보다 관용에 대해 짧고 확실하게 기억속에 남기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