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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Diary

귀신 보는 친구 이야기 異 - 레드

자게 "레드"라는 닉넴으로 활동하시던 회원임이 올리신 글을 순팽이에서 다시 가져온것입니다.

출처 : http://www.soonpeng.co.kr/index.php?_filter=search&mid=slrbest&search_keyword=%EA%B7%80%EC%8B%A0&search_target=title&page=1&division=-6814836&document_srl=6247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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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활동하던 동호회가 있었는데

좀 특이한 여자애가 하나 있었음

카페 챗방에서의 대화로 느낀건

약간의 똘끼와

심각한 중2병 기질의 말투와

레즈비언 같은 느낌을 주는 특이한 여자


회원 사진을 보니

고스룩을 좋아하는

생각보다 이쁘장하게 생긴 20살 여자


얼굴을 떠나 대화시 살짝 무개념 같은 느낌을 주어서

그렇게 크게 상대를 해주진 않았지만

챗방에서 나에게 늘 자주 말을 걸어왔고

귀찮아서 대충대충 대답해주곤 했음

그러다 정모 날짜가 되었고

마침 심심했던 터라 술한잔 생각도 나고 해서

정모에 나가게 됨


정모는 신촌에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음

2~30명 정도

그리고 금방 얘기했던 20살 여자애도 있었음

실제로 봤을때도 아니나 다를까

온라인 상의 이미지와 완전

똑.같.음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의도적으로 그 녀석과 대화를 피했음


3~4차 까지 대충 술마시며 따라다니니

새벽 4시정도 시간이 되었고

2~30명 되었던 정모 인원이 소수가 되었고

그때까지 남은 소수의 인원들도 대부분 꽐라 상태가 되었음

슬슬 자리가 완전히 끝나는 분위기가 되고

나는 커피숍에서 한두시간 개기다보면

첫차 다니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그렇게 남은 인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각자 갈길을 갔음

난 어슬렁거리며 24시간 커피숍을 찾아댕기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부름


?? : 레드 아저씨!!


뭐지? 하고 뒤를 돌아보니

그 여자애임-_-

 

그 여자애를 편의상 HS 라고 칭하겠음


나 : 무슨일이야? (말은 챗방시절부터 놓았음)

HS : 어디가요?

나 : 집에가지ㅡㅡ

HS : 집이 어딘데요

나 : 인천-_-


그렇게 대충 대답해주고

내 갈길을 가고 있었음

또 말걸어옴

HS : 택시타러 가?

나 : 버스다닐때 까지 커피숍.

HS : 나도 같이 가요

나 : ......


아. 생각만 해도 싫었음

이 무개념 중2병 말투와 단둘이

1분이라도 같이 있어야 한다니.


나 : 나 너 완전 싫어하거든

      그냥 대충 갈길 가세요

HS : 챗방에서도 그래놓고 뭘


대놓고 싫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기어코 쫓아옴

하긴 뭐 싫어하는 이유도

그 녀석이 나에게 어떤 잘못을 한게 아니라

내 개인적 취향에서 비롯한거니

어찌할 순 없었음

그렇게 같이 커피숍을 가서

그녀석 떠드는 것을 대충대충 흘려가며 시간을 때움

그렇게 시계를 보니 버스 다닐 시간이 되었고

일어나자. 라고 하며 자리를 정리하고 커피숍을 나옴


그렇게 둘이 말없이 이동하는데


HS : 흠... 역시 신기해

나 : ??


또 뭔 시비를 걸려나... 하고 생각하는데


HS : 귀신들이 레드 피해요

        신장급 수호령이라도 본 것 처럼


나 :!?!?!?!?!?!?!?!?!?!?!?!?!?!?!?


그 말 한마디는

중2병 무개념이 아닌

급 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렸음.


나 : 너 그게 무슨 소리야.

HS : 글쎄...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겠는데 나 신기 있어서 귀신 보거든.


안 이상하게 들려 이미 충분히 익숙하다-_-


나 : 자세히좀 얘기 해봐

HS : 음...

       아까 정모때 처음 그 술집

       지하에 터도 굉장히 안좋아서 귀신이 셋 쯤 있었거든

       근데 누굴 무서워 하는것 같더라고.

       그땐 사람 많아서 잘 몰랐는데

       점점 사람 줄어들고

       레드 따라와 보니 확신들었어요.

나 : 무서워 한다는게 무슨 소리야.

HS : 보통 무당처럼 진짜 귀신을 떠안고 사는 사람도 있고

       수호령이 지켜주는 경우도 있는데

       레드는 좀 이상해.

       귀신도 없고 수호령도 없는데

       귀신이 무서워한다는게 신기해서요

       그정도면 레드도 귀신 보일것 같은데

       보여요?


내 고등학교 생활 내내 바램이었음

좀 보여라-_-

왠지 좀 약오름


나 : 안보여

HS : 응?? 진짜??

나 : 어.

HS : 이상하네...

나 : 이상하긴 개뿔


아무튼 고등학교때였다면

이 녀석을 조금 더 괴롭혔을테지만

이미 삶에 쪄들어버린 서른줄을 앞둔 나이었으니

그냥 재밌는 얘길 들었다 치고 넘김


나 : 나도 좀 보고싶다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그렇게 신촌에서 인천행 버스를 타고 집에 옴


그렇게 무심하게 듣고

주말을 잘 보내다가

월요일이 왔음

카페 챗방을 가니 또 그녀석이 있었음

정모때 일이 문득 생각남.


나 : 야

HS : 응?? 왜요?

나 : 네이트 하냐?

HS : 응??


예전에

한창 오컬트, 호러 덕후질 했을때

귀신보는 친구놈에게 보여줬던 사진이 있음


나 : 이거 봐바

귀신보는 놈 : 뭔데

나 : 아니 그냥 한번 봐바 (사진전송)

귀신보는 놈 : 치워라ㅡㅡ

나 : 뭔데?ㅋㅋ

      뭐 보이냐?ㅋㅋㅋ

귀신보는 놈 : 좋은것만 보고 살아도 모자를 판에

                    이딴거나 보고있어ㅡㅡ


그렇게 친구놈은 아무 대답도 안해주고 까였지만

이년도 뭔가 보인다면 까칠한 그놈과는 달리

잘 설명해 줄 것 같았음


네이트로 추가를 하고

이 여자애와 말하기 시작함


나 : 이거 봐바


나 : ......


HS : 헐. 이거 쩐다

        이거 뭐임?

나 : 뭐 보이냐?

HS : 장난 아니네

        여기 뭐하는데에요?

나 : 아니 그것보다 뭐 보여?

HS : 엄청나게 강한데?

나 : 뭐가 강해

HS : 뭐랄까...

       한두명이 아니에요.

나 : !!!!!!!!!!!!!


이누나키 터널

일본 최대의 심령스팟임

이누나키 터널이 뭔지는 검색해도 쉽게 나옴


나 : 자세히좀 설명해봐

HS : 음...

       보통 사진에 찍힌 귀신들은

       말 그대로 사진이거든요

       근데 이건 좀 많이 특이해

나 : 뭐가 특이한데.


HS : 움직여. 안에서


HS : 움직여. 안에서


나 : 움직인다니 무슨 소리야

HS : 말 그대로.

       사진인데 멈춰있는게 아니라 안에서 움직인다구요.

나 : 진짜냐?

HS : 이정도면 신기가 먼지만큼 있어도 보이겠다.

나 : 흠...

HS : 레드는 뭐 이상한거 없어요?

나 : 아무것도...


뭔가 약오름

먼지만큼 있어도 보인다는데

먼지만큼도 없다는 것인가...


HS : 집중해봐요 집중.

나 : 집중?

HS : 그냥 저 안에 보이는지

       눈으로 보려고 하지 말고

       그냥 느낌을 말해봐요 느껴지는거.

나 : 흠...


녀석 말대로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머릿속에 연상되는걸 말하기 시작했음


나 : 흰옷.

      아니 흰색보다 누런색에 가까운 넝마

HS : 또

나 : 한복은 아닌것 같아

HS : 또

나 : 어려.

      여자아이? 10~13 살 정도

HS : 오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았어

나 ???????!!!!!!!!!!


영문을 모르겠음

다시 물음

나 : 무슨 말이냐

HS : 그 여자애 맞다구요ㅋㅋㅋ

        한두명이 아니긴 하지만

        그 여자애가 가장 강하게 보이긴 해

나 : 진짜냐?

HS : 응


뭔가 신기했음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아 다시 집중함


나 : 터널안 바닥에 드글드글 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해

HS : 맞아. 드글드글ㅋㅋㅋ

나 : 너 나한테 뻥치는거 아니야?ㅡㅡ

HS : 진짜라니까요ㅋ


뭔가 아리송 하면서 긴가민가 하면서

재밌는 느낌임


나 : 이거 왠지 재밌네...-_-

HS : 그거 너무 오래 하지 마요

       머리아파져ㅎㅎ

나 : 흠...